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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식 100년만의 3월의 폭설이 내린 날 오후 홀로 방에서 뮤직 비디오 몇 편을 보게 되었다. 박상민의 해바라기... 슬펐다. 나와 모니터 사이를 투명한 유리들이 뿌옇게 시야를 가려놓는데 노래가 끝나고 보아의 Milky Way... 명랑 발랄 그 자체이던 노래가, ♩♪♬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줘. 나를 놓치진 말아줘~ ♩♪♬ 정말 슬픈 노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성시경의 차마... 아이들이 뿌려대던 종이가 정말 눈이 되어 10월의 하늘을 하얗게 만들때 내 입가에 스며 나오던 탄식. -------------------------------------- 군대 다녀와도 무뎌지기는 커녕 더 센띠멘딸 해진것 같다. --; - 2004년 3월 5일 - 더보기
경계 말년휴가 나온지 벌써 6일째인데 이제야 글 남긴다. 이번에 복학 하려구 제대도 안했으면서 내일 개강하면 군장이 아닌 책가방 메고 강의실 간다. 3월에 새내기들이 오고 캠퍼스는 활력에 젖어 겨울을 밀어내며 캠퍼스의 화사한 봄을 이끌어 낸다. 그래도 이젠 복학생에 3학년(정확히는 2학년 2학기)이니 낭만에 젖기전에 그 맛만 보고 공부 해야겠지. 이번 학기의 계획은 작전을 잘 짜기 보단 경계를 잘 하자이다. 작전은 멀리 내다보고 정해진 목표를 탈취하고 확보하기 위한 군사적 행위들이고 경계는 작전 수행간 부대가 주둔하는 곳을 비롯 연결되는 '목'들을 지키고 사전에 조기 발견하여 부대로 하여금 생존성과 융통성을 보장하게 해주는 것이다. (내가 주관적으로 내린 정의다...) 맥아더 장군이 말하길 '작전에 실패한 자.. 더보기
비극 북한의 저공 침투 비행기를 막고자 12.7mm 기관총을 비치한 대공 초소라는 것이 여러 부대에 있다. 내가 있는 중대가 우리 부대의 대공초소로 보초를 나간다. 기관총 옆에는 12.7mm 실탄 400발과 초소 안에는 무전기와 비상벨. 그리고 나. 초소는 북쪽을 향해 서 있고 당연히 항상 총구는 적 방향이라는 북쪽이다. 북한에 있는 포대나 대공초소들은 항상 총구는 적 방향인 남쪽이겠지? 그리고 또 하나의 나들인 내 또래 인민군들이 나를 바라보며 서있겠지? 언제까지 나와 또 다른 나가 다른 군복을 입고 마주봐야 한단 말인가? -------------------------------------- 총구는 적 방향이라는 북쪽이다. 적방향이라는... - 2003년 12월 17일 - 더보기
질주 지난 11월에 강원도에서 2년마다 하는 군단급 훈련인 호국 훈련이 있었다. 워낙 규모가 크고 강원도가 움직이는 훈련이다보니 지방뉴스에서는 연일 호국 훈련이라는 훈련 상황이니 총 소리가 나고 탱크가 지나가더라도 경찰에 신고 하지 말것을 당부하는 보도가 이어졌었다. 외국군에서도 참관하러 많이들 왔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강원도 기갑 부대에 있다보니 평소 내가 타는 M48A3K 전차를 타고 스피드를 낼 기회가 잘 없다. 최고 시속이 48Km이긴 한데 부대 주변이 2차선 도로인데다가 비포장을 달릴때도 많았다. 처음 자대를 왔을때는 전차의 체감속도가 워낙 커서 시속 15Km에도 초긴장을 하여 조종을 했었다. 그땐 승용차로 160Km로 달리는 것보다 몇 배나 빠르게 느껴졌다. 이번엔 부대 맨 선두 차량의 조종수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