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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웃음에는 알 수 없는 어떤 큰 힘이 있다. 저번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가니 며칠 후면 유격이라며 유격준비에 다들 밤늦도록 분주했다. 휴가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육군에서 가장 힘들다고 정평이 나 있고 모든 군인들이 공통적으로 또 필수적으로 1년에 한번씩 받는 유격이라는 훈련을 나가게 되었다. 유격장에서는 놀라운 일들이 있었다. 우선, 내 체력의 한계에 대해서 경탄하게 되었다.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도 소리를 질러가며 이른바 '악으로 깡으로' 버텨 가다 보면 어느새 하루 하루가 지나가며 5박6일간의 나의 첫 유격은 그렇게 깊어갔다. 당시 이등병 말호병이었던 나에겐 유격교관과 유격조교만이 아닌 고참들의 눈이 있어 정말 FM 그 자체로만 훈련에 임해야 했다. 그러다가 정말 체력의 한계에 다다른 경.. 더보기
내길 붉은 악마... 그건 그라운드를 누비는 11명의 태극전사와 히딩크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붉은 악마가 아닌 그 4천8백만의 뒤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폴란드전과 포르트갈전은 20:30에 열였더랬다. 공교롭게도 난 그 두 날 모두 21:00부터 경계근무가 있어 화이바를 쓰고 K2 소총을 메고서 설악산을 등진채 철조망 너머로 동해위에 오징어배들의 불빛을 바라보며 초소에 있었다. 부대에서 함성이 터저나오면 두 손을 꼭 쥐며 "아~ 골이구나" 하며 감격의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때 '난 외 월드컵때 경기장은 아니더라도 하다 못해 길거리응원은 못 가더라도, 군대에 있어면서 중계도 못보나' 하는 억울함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 솟구쳐 올랐다. 그 기쁨은 내 근.. 더보기
휴가 입대 145일만에 첫 휴가나왔다. 군대에서 145일동안 이것저것 배우고 느끼고 얻고 버려가며 내 젊음을 불사랐다. 내 젊음을 불사랐다는 것은 아까운 내 젊음을 조국을 위해 바치는 즉, '손해봐서 아깝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닌 정말 좋아서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서 친한 친구에게선물을 사주는 것처럼 내 젊음을 기쁜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쁨으로 충만함을 지속시키기 위한 재충전으로 이렇게 휴가를 나왔다. 강원도 고성에서 M48 전차(Tank) 조종수로 군 복무중이다. 육군 최강의 화력이자 지상의 왕자인 탱크를 조종하면서 평화는 힘 있는 자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선봉에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 ...................................... 더보기
백일 5월3일은 입대한지가 1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지금은 후반기 교육이 덜 끝나 사정상 휴가대신 외박나와있다. 시간은 정말 빨리갔다. 군대에서 내가 배운것은 만나고 헤어지는것, 고통은 순간인것, 어떤상황에서도 하기 나름인것, 불교경전 등이다. 건강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니 좋다. ............................................................................................................................ 군대... 재미있는 곳이다. - 2002년 5월 5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