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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이나왔다. 얼른 나오질 않는다고 속으로 투덜거렸는데 막상 나오니 착잡하다. 정말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가보다.
문득 사는게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날 온실안의 화초처럼 아무일도 없이 부드럽게(?) 산다면 자신이 정말 행복한건지 어떤건지를 모를 것 같다. 부모님 말씀이 경기가 어려운 해에 구세군의 자선남비가 더 많이 찬다고 하신다. 자기가 어려우니 남 생각도 나는 경우가 많은거 겠지.
정말 힘들었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 그 모두가 지나고 나면 나 라는 인생의 드라마에 지나간 장면들이되고 추억에 대한 입가의 잔잔한 미소로 내게 남는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게 우리네 인생이고 모두가 각자의 주인공이겠지.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은 행복한 내용들만 있기 때문이 아니다. 역경, 고난, 슬픔 등이 빚어낸 긴장이 드라마의 맛을 살려준다. 마치 우리네 인생이 힘들 때가 있음으로 해서 행복함을 소중히 여기듯이.
드라마가 종영되고 난 자리엔 정말 있지도 않은 가상의 일이 벌어지던 TV앞에서의 추억들이 머리속에 남듯, 죽고나면 비극이건 희극이건 우리네 삶이라는 이름으로 여운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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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라는데가 많이들 가는곳인데 큰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폼(?)잡는게 아닌가 싶다만 어린아이가 사탕을 잃어 버리면 큰일이라도 난 듯 크게 울 듯이 지금의 나에겐 조금은, 그래도 조금은 큰 일인 것 같다.
새로운 무대가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므로...
- 2001년 12월 2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