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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속의 창

시선

오늘 개봉한 화산고를 보고 왔다. 휴학생의 주말을 채우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영화였다.

또 혼자 봤다. 친구들이 왜 혼자가냐고 할때면 지금껏 태어나서 본 영화의 75%를 혼자봤는데 그건 집중이 잘 되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학교에 있을때면 친구들과 시간이 맞지 않으면 아무꺼리낌 없이 혼자서도 밥 잘먹는다.

그렇다고 혼자만을 고집하는건 아니다. 영화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나 같이 밥 먹고 싶은 사람 있으면 먼저 연락한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 밥을 거른다거나 보고 싶은 영화를 놓치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혼자 밥먹고 영화보는것이 서글프다는 친구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며 남들이 시비걸거나 흉을 보는것도 아니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일뿐이다. 물론 맨날 혼자서만 한다면야 '주위'에서 이상한 소릴 들을수도 있겠지만.

한번뿐인 내 삶에서 그깟 남의 '시선'때문에 하고 싶은것을 놓치기 싫다. 나에겐 영화보고 맛있는 음식 먹는것이 主이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불필요한 그리고 금방 사그라질 부끄러움으로 난생처음보는 사람들을 의식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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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중요한건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것'과 '하고 있는 것'이다


- 2001년 12월 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