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전.
한가위를 앞 둔 지난 주말 벌초를 하러 안동 부모님집에 왔다가
문득 신기전을 보고 싶어서 극장으로 향했다.
대학시절부터 혼자서 극장을 가서 집중해서 잘 보곤 하던 취미가 있었으나,
고향인 안동에 오니 부모님 생각이 나서 무작정 표를 3장 끊어두고서 집에 갔다.
'세시에 프리머스 신기전 3장 끊어놨어요.'
난데없이 영화보러 가자는 아들말에 부모님은 흔쾌히 좋다고 하셨다.
그런데 집을 나설때 부모님 옷차림이 이상했다.
어디 레스토랑이라도 가시는지 나름 차려입으신 것이다.
혹여 설마하며 여쭤봤는데 "예전에 실미도 이후에 처음 보는구나."하셨다.
대략 5년만에 극장에 가시는 부모님.
문득 불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데,
어머니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 영화를 봐야하는데"
아버지는 "요즘 중국에서 혐한감정이 많다는데 시기가 절묘하군."
나는 그저 '난 뭐하고 있을까. 난 지금 여기에 있는데...'라며 되뇌었다.
그저 거기에 있던 그들이 분주히 움직이던 때와 더불어
여기에서 지금 있는 나는 무얼하고 있는건지.
꼭 신기전 같은 신무기가 어느날 짜잔하고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건 아닌지 반성이 되었다.
짜잔... 일상과 삶의 순간순간들에서의 짜잔을 외쳐보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