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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속의 창

우울


<개인일생의 70%는 그가 속한 사회에 의해서 규정된다.>

중학교 때 사회선생님 (태어나서 본 천재가운데 한명이었다.) 께서
프랑스의 무슨 인문학 연구소가 발표한 내용이라고 위 문장을 말씀해주셨다.


하긴, 98년 IMF 이후로는 대기업을 골라서 취직하던 것과 달리 구직자들이 힘겹게 겨우 들어가고,
군대도 안 다녀온 저학년들이 도서관을 찾는 이변들도 속출하기 시작하고,
직장인들은 샐러던트라면서 생존을 위해서 자기개발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부동산 시장, 주식시장 같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중산층에 들기도 하고 벗어나기도 하는 가정들이 있고,
대입제도의 변화에 따라서 인생이 팍팍 변하던 어린친구들도 보기도 하면서
정말 개인의 인생은 자기 혼자서 지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속한 세상의 법과 제도 그리고 문화의 지배를 받는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그래서 우울하다.
그저 달랑 회사만 열심히 다니면서, 좋은 세상이 되고 남북통일도 되고 세계평화도 이루어지길 바라는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철없고 현실 감각없고 이기주의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개인일생의 70%는 그가 속한 사회에 의해서 규정된다.>는 문장에 동의하면서도
<행동하는 지성>이 아닌, 흘러가는 세상을 넋을 놓고 쳐다보는 바보가 아니라 할 수 없겠지.

수입위생조건 추가부칙 보다 검역대기 중인 경기도 광주의 냉동창고보다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를 더 고민했던 못 난 놈이 그래도 자기도 시민이라는 생각은 하면서
이렇게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