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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속의 창

석탄

오늘은 석가탄신일.

부처님이 오셨다는 날이다.




하지만 부처님이 오심을,

즉 진리와 평화와 자비가 땅에 도래함을,

석가모니 부처님 한 분이 하신 것으로 봐선,

이땅에 진리와 평화와 자비를 채울 수 없다.




지장보살, 관음보살, 미륵보살,

그 분들을 모두 함께 우러러 보고도

이땅에 진리와 평화와 자비를 채울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땅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오신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땅에 지장보살이 오셨던 적도 없고

관음보살이 오셨던 적도 없고

미륵보살이 오실일도 없다.




오고가는 것은, 위대한 성인들로서의 영상과 관념이 아닌

위대한 분들이 위대하게 된 진리 그 자체에 있다.




이땅에 진리와 평화와 자비를 채우기 위해서는

이제 더는 부처님들을 괴롭히며

부처님들께 기도로 졸라대서는 안 된다.




우리의 기도와 바램은

소원과 소망의 성취와 불교라는 세력의 부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자비와 평화 그 자체만을 바라보며

그 자체만을 바라보기 위함에 대한 도움과 다짐을 청하는 것이다.




그때서야 우린 이 땅에 진리와 자비와 평화를

우리 가슴으로 부터 뽑아내어 세상에 化할때,

오시고도 오신적 없고 오신적 없고도 오신

수 많은 부처님들의 뜻을

정말 우러러 보고 그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태평한 곳의 백성들이 임금의 존재를 잊어버리듯

나 또는 나의 후손들이 초월적인 존재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그 뜻 안에서 뜻을 펴서 뜻을 이뤄

뜻이 이루어진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자신이 자신을 진정으로

우러를 수 있는 날이 오길

혼을 실어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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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오면
어제도 석가탄신일이요
오늘도 석가탄신일이요
내일도 석가탄신일이 되어
세상이 가득채워지리라.



- 2005년 5월 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