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문속의 창

폭설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강원도에 폭설이 많이 내렸다.
12월 부터 1월까지 미시령이 8번인가 통제 되었다.

작년 말에 이번 겨울 첫눈이 폭설로 내렸다.
좀 쌓였다. 97cm...

한 보름은 눈 치웠던것 같다.
그나마 전차부대라서 제설차량에다가 구난전차까지 보태서 눈 치우니 한결 수월했다.

내 동기놈은 여름에 물난리, 겨울엔 눈난리라며 손을 내저었다.
남들은 눈 많이 왔다고 고생 많이 했다고들 하는데 글쎄...

눈이 오면 눈이 오는대로 재미있다.
P.X가서 일회용카메라 사다가 하얀 눈송이들을 배경삼아 사진찍고 눈 치우다 말고 다 벗어젖히고 눈밭에서 축구도 하고 기마전도 한다.
그러다가 지치면 잠깐 쉬었다가 PX가서 좀 먹을것 사다가 먹구서 다시 눈 치운다.

근데 이렇게 눈을 치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쉬지않고 치우는건 소용없다.
좀 쌓이면 빗자루로 쓸고 좀 더 쌓이면 눈삽으로 눈 퍼내면 된다. 허공에다가 빗자루질하고 삽질해도 힘은 든다.
그래서 조금은 쌓일때까지 기다렸다가 치우는 것이다.

눈이 오면 눈이 오는대로 재미있다.


............................................................................................................................
눈이 얼마나 쌓였나 보다는 쌓인 눈들이 어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네 삶의 순간순간들이다.



- 2003년 2월 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