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플레의 "물가" VS 경기침체의 "물가"> 서로 같고 다른 점
: 물가만 바라봐서는 시장의 특이점에 대응이 가능하지 않게 된 상황
□ 인플레 시기의 물가변동 : 高 (높을.고) 물가. 치솟는 물가 그 자체가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독립변수로서의 주인공.
□ 경기침체 시기의 물가변동 : 難 (어려울.난) 물가. 물가가 설령 하락하게더라도 이는 경제성장을 도와주는 좋은 시그널로서의 선행지표가 아닌 경기침체에 의해 후속적으로 발생되는 종속변수로서 메인 시그널이 아닌 조연.
2022.07.04 하 대현 기자 ⓒPowerNgine
2020년 1분기에 시작되어 2분기를 기점으로 지난 몇 년간 지구를 휩쓸었던 COVID19 기간에 세계 각국은 상당한 돈을 풀었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당시보다도 더 마비가 되어 도통 작동이 되지를 못하던 경제에 직접적인 유동성 수혈을 대대적으로 하면서 글로벌경제는 성공적으로 소생이 되는 듯 하였다.
실제로 불과 반년 전인 2022년이 시작되던 당시에 여러 전망들은 금년들어 경제가 살아나면서 COVID19로 인해 후퇴했던 각국의 경제들이 잘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 상당수였다. 특히 당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는 연간 경제전망에 큰 변수로 취급 조차되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문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곳에서 발생하였다. 갑작스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발작이 초래되었다. OPEC+ 국가이기도 한 러시아발 원유/가스 공급망의 흔들림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점차 침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2년 02월 24일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2년의 절반이 지나가는 현 시점에서 세계경제는 침체를 향하면서 수요는 꺽이고 이로 인해 점차 경제성장 전망은 낮춰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변화의 시기에도 여전한 것이 있다. 바로 높은 생활물가이다.
물론 공급단은 상당하게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오더컷 (=주문물량 일부 축소나 취소) 이나 건설 경기가 악화되는 한편 여러 생산 활동들이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2분기가 되면서부터는 고철과 철강재 가격 인하가 상당하며 비철금속 시세의 급격한 하락 또한 지속해서 이어져오고 있으며 이는 생산 활동의 위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농축산물 가격 상승과 2021년부터 이어져왔던 물류비, 인건비 상승의 여파 등으로 경기침체 속에서도 생활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되며 서민들은 물론 소비위축으로 인한 기업들의 어려움까지 가중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들이 단순히 스태그플레이션 구간에 놓여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미 2022년 6월 중순 이후에 국제유가는 공급부족 우려 (=국제유가 직접적인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수요감소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지면서 일일 종가가 하락으로 마감되는 시황이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 즉 국제유가라는 주요한 물가 지표가 하락을 하더라도 이는 경제성장을 도와주는 좋은 시그널로서의 선행지표가 아닌, 경기침체에 의해 후속적으로 발생되는 종속변수로서 국제유가라는 물가가 이제는 메인 시그널이 아닌 조연이 되기도 하는 상황에 접어든 것이다.
물가가 주인공에서 조연이 된다는 것은 인플레 우려 시기에서 경기침체로 전환이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생산/소비가 증가하며 발생되는 인플레시기의 고물가 세상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거치면서 극에 달한 고물가가 반작용에 의해서 경기침체가 발행되는 것이다. 철강, 비철금속 등의 시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산업활동 생산원가에 해당되는 물가가 떨어짐에도 “아직은” 소비와 바로 연결되는 물가가 떨어지지 못하고 있다.
생산/순환이 선순환이 잘 되는 시기에 물가가 오르는 것은 다소 불편하지만 관리범위 이내의 인자일 뿐이다. 무역수지가 흑자이고 경제성장률이 하향전망으로 변경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물가는 용인이 될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인 것이다. 물론 고물가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위압감 만으로 불편한 것은 사실이나 경제가 활황으로 가는 과정에서 모두 혹은 상당수 경제주체가 해피한 가운데 고물가가 유지/진전되는 현상은 어느 정도 용인이 가능한데다가 필요시 금리인상 등을 통해서 적절히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분기까지는 한국의 수출입 물가나 대외무역 수지를 보면 원자재값이 상승해서 수출액이 수입액에 눌리더라도 (=수입물가가 더 상승하여 발생된 무역적자) 곧바로 이를 수출 판매가격에 전가하면서 수출금액이 더 늘어나면서 무역적자를 흑자로 뒤엎기도 했었다. (2022년 01월 : 47.5억불 적자, 2월 : 9억불 흑자, 3월 : 1.9억불 흑자, 4월 : 24.7억불 적자, 5월 : 17.1억불 적자, 6월 : 24.7억불 적자)
그러나 이제는 무역적자 기조가 완연하고 모두가 해피한 고물가나 금리인상은 당분간은 존재하기 힘든 시점으로 접어들었다.
즉 경기 회복을 전망하는 관점에서 물가 자체가 단순히 높아질 것이냐 낮아질 것이냐의 1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물가/금리가 높아도 문제, 낮아도 문제인 難 (어려울.난) 물가 시기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물가나 금리를 일간/실시간으로 혹은 산업별/지역별/계층별로 자유롭게 탄력적으로 신속하게 복합적으로 운용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여러 경제 지표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고 어울린 채 적합한 균형점을 순차적으로 찾아가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그러나 그 균형점을 당국의 정책 의지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알아서 손쉽게 동기화를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자체가 실제로 되살아 나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것이라는 시장의 공감대가 공고해지는 이런 기본 전제조건이 선행이 되어야만 그러한 동기화가 작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07월 01일에 발표된 미국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 모델로 추정한 미국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추정되며 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경제의 활력이 어느 정도 이상은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점이기에 물가가 難 (어려울.난) 물가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2022년 07월 04일 13:09 입력 <CopyRightⓒPowerNgine 하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