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부터인가 한국 가요계에 조금 불만이 있었다.
신세대들은 어른들의 가요, 이른바 뽕짝이 다 그 노래가 그 노래 같고 노래의 생동감이 없느니 졸립다느니 이상하다느니 하면서도 정작 자기 세대들이 공유하고 있는 대중문화의 어떤점들을 집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동요같은 댄스곡들이다.
솔직히 코요테의 댄스나 90년대 중반, 후반의 댄스그룹 노래들은 정말 그 노래가 그 노래 같은 것이 다른 문화권의 노래들과 비교해봐도 정말 동요같은 수준이었다.
컴퓨터 장비가 대중화 되기 전 90년대 초반 서태지가 뜨면서 음반사들은 여러 댄스가스들을 내세워 돈 벌이를 하려 했다. 실제로 발라드 가수 작업이 당시 4000만원 선이 넘었던 것에 반해 댄스 가수들의 앨범은 당시 돈으로 1500만원에서 2500만원이면 족 했던 것이다.
문제는 돈을 벌기 위해서건 뭐건간에 댄스 가수들이 많이 등장하면 댄스라는 하나의 장르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당시 라디오 애청자였던 난 정말 동요를 반복해서 듣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서태지의 매번 새로운 시도와 김건모, 신승훈의 참신한 댄스곡의 시도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듀스의 강렬한 댄스음악과 춤은 정통 댄스의 대명사였다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 등장한 것이 스타 플레이어, 아니 싱어다.
HOT, SES, FinKL등... 몇몇 그룹들이 3-6명씩 떼거지로 나와 인기몰이를 했었다.
당시 고교생이었던 난 SES의 팬이었다. 난 항상 처음 주자에게 눈길을 주기때문에 - 경제학 용어로 기존 진출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라고 할 수도 있겠다 - 핑클보다 몇달 먼저 화면에 나온 SES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우선 마이클잭슨이후로 퍼져나가던 비주얼 가수의 측면을 상당히 부각하여 SES 세명 모두가 아름다웠다. 특히 유진은 정말 내 타입이었다. 아직도 사진을 보면 설렌다. 대학에 와선 유진의 초기 데뷔 당시 사진들의 이미지를 풍기는 한 소녀를 무지하게 쫓아다니기도 했었다. ^^;
그냥 반복되는 비트와 하우스속에 말만 빨리하고 몸만 빨리 움직이면 춤인줄 알아 뽕짝 보다 훨씬 뽕짝다웠던 기존의 일부 댄스가수들과는 달리 I'm your girl 이라는 듣기 편하고 부르기 쉽고 발랄한 춤을 췄던, SES 라는 10대 소녀 댄스 그룹의 출현은 변화해나가던 대중문화의 길목을 잘 잡아내어 성공했던 사례라고 보고 싶다.
여담으로, 시간이 가면서 핑클은 SES 에 비해선 훨씬 부르기 쉬운 노래들을 내는 전략과 팬클럽이라는 전략을 취했던 것 같다. 지방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 잘은 모르겠지만...
간혹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서도 남자들이 핑클노래는 어찌어찌 다라 부를망정 SES 노래는 엄두조차 내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21세기가 되어 두 그룹은 해체하였고 음반사가 아닌 기획사를 통한 아이돌 스타들의 인기몰이 경영전략에는 조금 변화가 일어났다. 다른 그룹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들은 대체로 혼자 또는 두셋이서 다시만나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유진의 솔로 2집이 나왔다.
난 이번에도 또 한번 그녀를 주목하고 싶다.
Windy라는 타이틀곡을 처음 들은 것은 저번주에 동아리 작업장에서 미니 포뮬러를 만들며 라디오를 듣다가 였다. 기존의 가요-특히 20세기-들과는 달리 기승전결이 없고 클라이막스 부분의 감정처리가 없는 단조로우면서도 사람을 빨아들이는 곡이었다.
그러다가 오늘은 KMTV를 통해 화면을 보았다.
가수가 아닌 모델 출신으로 17세가 되어서야 춤을 시작했던 그녀가 이렇게 강렬한 춤을 추며 새로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참 대단해 보였다.
한 8년전쯤에 한 가수에게 들은 말이 기억난다.
'비트를 기존 댄스곡들보다 몇 배 빠르게 하면 노래를 어떻게 하는줄 아니? 그땐 말을 몇 배 빨리하여 소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반주와 대비되게 가사를 느릿느릿하게 처리하여 가슴속에 파고 들게 하는 방법이 있단다. 미국에서 쓰는 방법이지...'
그랬다. 유진은 가사 처리는 적당히 하면서 비트를 빨리하는 것이 아닌 춤을 적당한 속도까지 끌어올려 대중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얼마나 춤 연습을 많이 했을지 감탄이 나왔다.
내가 따라하다간 스텝이 3-4번은 꼬이고 빙빙 돌것 같았다. --;
음반사와 기획사의 돈 벌이가 아닌,
자신의 장르를 발전시키는 한 가수의 노력과 기획력에 난 열광한다.
멋지다~
- 2004년 8월 23일 -
신세대들은 어른들의 가요, 이른바 뽕짝이 다 그 노래가 그 노래 같고 노래의 생동감이 없느니 졸립다느니 이상하다느니 하면서도 정작 자기 세대들이 공유하고 있는 대중문화의 어떤점들을 집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동요같은 댄스곡들이다.
솔직히 코요테의 댄스나 90년대 중반, 후반의 댄스그룹 노래들은 정말 그 노래가 그 노래 같은 것이 다른 문화권의 노래들과 비교해봐도 정말 동요같은 수준이었다.
컴퓨터 장비가 대중화 되기 전 90년대 초반 서태지가 뜨면서 음반사들은 여러 댄스가스들을 내세워 돈 벌이를 하려 했다. 실제로 발라드 가수 작업이 당시 4000만원 선이 넘었던 것에 반해 댄스 가수들의 앨범은 당시 돈으로 1500만원에서 2500만원이면 족 했던 것이다.
문제는 돈을 벌기 위해서건 뭐건간에 댄스 가수들이 많이 등장하면 댄스라는 하나의 장르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당시 라디오 애청자였던 난 정말 동요를 반복해서 듣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서태지의 매번 새로운 시도와 김건모, 신승훈의 참신한 댄스곡의 시도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듀스의 강렬한 댄스음악과 춤은 정통 댄스의 대명사였다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 등장한 것이 스타 플레이어, 아니 싱어다.
HOT, SES, FinKL등... 몇몇 그룹들이 3-6명씩 떼거지로 나와 인기몰이를 했었다.
당시 고교생이었던 난 SES의 팬이었다. 난 항상 처음 주자에게 눈길을 주기때문에 - 경제학 용어로 기존 진출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라고 할 수도 있겠다 - 핑클보다 몇달 먼저 화면에 나온 SES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우선 마이클잭슨이후로 퍼져나가던 비주얼 가수의 측면을 상당히 부각하여 SES 세명 모두가 아름다웠다. 특히 유진은 정말 내 타입이었다. 아직도 사진을 보면 설렌다. 대학에 와선 유진의 초기 데뷔 당시 사진들의 이미지를 풍기는 한 소녀를 무지하게 쫓아다니기도 했었다. ^^;
그냥 반복되는 비트와 하우스속에 말만 빨리하고 몸만 빨리 움직이면 춤인줄 알아 뽕짝 보다 훨씬 뽕짝다웠던 기존의 일부 댄스가수들과는 달리 I'm your girl 이라는 듣기 편하고 부르기 쉽고 발랄한 춤을 췄던, SES 라는 10대 소녀 댄스 그룹의 출현은 변화해나가던 대중문화의 길목을 잘 잡아내어 성공했던 사례라고 보고 싶다.
여담으로, 시간이 가면서 핑클은 SES 에 비해선 훨씬 부르기 쉬운 노래들을 내는 전략과 팬클럽이라는 전략을 취했던 것 같다. 지방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 잘은 모르겠지만...
간혹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서도 남자들이 핑클노래는 어찌어찌 다라 부를망정 SES 노래는 엄두조차 내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21세기가 되어 두 그룹은 해체하였고 음반사가 아닌 기획사를 통한 아이돌 스타들의 인기몰이 경영전략에는 조금 변화가 일어났다. 다른 그룹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들은 대체로 혼자 또는 두셋이서 다시만나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유진의 솔로 2집이 나왔다.
난 이번에도 또 한번 그녀를 주목하고 싶다.
Windy라는 타이틀곡을 처음 들은 것은 저번주에 동아리 작업장에서 미니 포뮬러를 만들며 라디오를 듣다가 였다. 기존의 가요-특히 20세기-들과는 달리 기승전결이 없고 클라이막스 부분의 감정처리가 없는 단조로우면서도 사람을 빨아들이는 곡이었다.
그러다가 오늘은 KMTV를 통해 화면을 보았다.
가수가 아닌 모델 출신으로 17세가 되어서야 춤을 시작했던 그녀가 이렇게 강렬한 춤을 추며 새로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참 대단해 보였다.
한 8년전쯤에 한 가수에게 들은 말이 기억난다.
'비트를 기존 댄스곡들보다 몇 배 빠르게 하면 노래를 어떻게 하는줄 아니? 그땐 말을 몇 배 빨리하여 소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반주와 대비되게 가사를 느릿느릿하게 처리하여 가슴속에 파고 들게 하는 방법이 있단다. 미국에서 쓰는 방법이지...'
그랬다. 유진은 가사 처리는 적당히 하면서 비트를 빨리하는 것이 아닌 춤을 적당한 속도까지 끌어올려 대중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얼마나 춤 연습을 많이 했을지 감탄이 나왔다.
내가 따라하다간 스텝이 3-4번은 꼬이고 빙빙 돌것 같았다. --;
음반사와 기획사의 돈 벌이가 아닌,
자신의 장르를 발전시키는 한 가수의 노력과 기획력에 난 열광한다.
멋지다~
- 2004년 8월 23일 -